떼제는 매년 전세계에서 수만명이 찾아와 일주일 동안 “함께 생활” 하고 간다.
매주 수백명에서 많을때는 7천명이 함께 먹고 자고 예배드리는곳이니 얼마나 복잡하겠는가 !
그럼에도 불구하고 떼제는 전혀 “상업화” 되지 않았고, 초기의 영성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 비결이 무엇일까 궁금했는데 일주일을 떼제에서 지내면서 몇가지 핵심을 발견할 수 있었다.
떼제를 시작한 로제 수사님의 소박한 무덤.
1. 떼제는 돈이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곳이다.
떼제는 예배시간에도 헌금을 일절 받지 않는다.
헌금 바구니를 돌리는 일도 없고, 교회 입구에 헌금함도 없다.
떼제에서 유일하게 돈을 받는곳은 맨처음 입소할때 숙박비를 받는것 뿐이다.
숙박비도 아프리카 같은 가난한 나라에서 온경우엔 조금 밖에 받지 않는다.
그렇다고 유럽이나 미국같은 좀 잘사는 나라에서 온 경우라 할지라도 하루 먹고 자는 비용으로 20 유로 정도 밖에 받지 않는다. 그것도 좀 여유가 있는 사람은 좀 더낼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적게 낼수 있다. 우리 경우엔 일주일 숙박과 3끼 식사 비용으로 130 유로에서 170 유로 사이에서 결정해 내라고 말해 주었다. (너무 적은것 같아 조금 더 내도 되냐고 물었더니 그건 허락해 주었다. )
떼제 수사들 역시 부모로 부터 유산을 받지 못하도록 규정해 놓았다.
그러니까 신자건 수사건 그 누구도 떼제 공동체 안에서는 헌금을 할 수 없기에 돈이 어떤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다. 돈과 황금으로 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떼제는 깨끗함을 유지하고 영성이 유지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떼제에 “오약” 이라는 매점이 있는데 과자와 음료수 그리고 몇가지 생활용품들을 깜짝 놀랄정도로 싸게 판다. 이 매점은 떼제 근처에 잡상인들이 들끓는것을 방지 하기위해 마련한 것으로 매점 운영에서는 이익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판매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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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교회가 썩고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교회내에 돈이 너무 많기 때문이란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헌금을 강조하지 말고 교회가 좀더 가난해 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헌금을 자신들을 위해 사용하지 말고 90% 이상은 더 가난한 남들을 위해 사용한다면 교회 부패 요인의 90%는 제거 할 수 있을것 같다.
2. 떼제는 모든면에서 심플한 삶을 추구한다.
떼제는 식사부터 깜짝 놀랄 정도로 간단하다.
잠자는 곳도 천막아니면 벙크침대.
가장 화려하게 지어진 ‘화목의 교회’ 건물역시 일반 교회에 비하면 거의 창고 수준이다.
이렇게 삶이 간단해 지면 많은 돈이 필요없고, 남는돈은 더 가난한 이웃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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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형교회들은 너무 화려하게 건물을 짓고 있다.
감당하기 힘들정도의 큰 건물을 무리하게 구입해 파산신청을 하는 교회도 생겨나고 있다.
하나님이 거하시는 성전은 바로 교인들 자신이라고 하면서 왜 건물에 수백억의 돈을 쏟아 붓는 것일까…
교회내 다른 운동보다는 “심플한 삶” 을 사는 운동이 일어난다면 교회는 영성과 생명력을 유지 할 수 있을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3. 떼제는 예배의 ‘영성’ 을 추구 한다.
조용하게 반복되는 찬양을 통해 마음이 정화되고 하나님께 마음이 모아진다.
그리고 말씀 봉독과 침묵기도는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하나님께 우리의 생각을 집중하도록 이끌어 준다. 침묵 속에서 복잡한 마음을 단순하게 만들고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도록 훈련시켜준다.
찬양, 말씀봉독, 침묵기도 만 있어도 우리 영혼은 쉼을 얻고 재 충전을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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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웬만한 교회에 가면 강단 양 옆에 대형 스크린이 걸려있고 화려한 조명을 수십개 내지 수백개 설치해 놓았다. 예배당에 온건지 연극장에 온건지 헷갈릴 정도다. 성경공부, 제자훈련, 전도폭발… 프로그램은 많은데 아무리 공부해도 마음속에 안식이 없고 더 피곤해 지기만 한다.
우리가 교회에 나가는 진정한 이유는 우리 영혼의 씻음과 더불어 쉼을 얻고, 하나님으로 부터 빛과 사랑과 평안과 생명을 공급받아 재 충전하기 위함이 아닐른지…
그러지 않아도 피곤하고 힘겨운 일터에서 돌아와 지쳐있는 교인들에게 헌금을 강요하고 이런저런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일날 까지 쉬지 못하고 더 피곤하게 만들어서야 되겠는가…
요즘은 교회가 너무 시끄럽고, 복잡해 교회에 나가도 진정한 안식을 얻기 힘들게 되어 버렸다.
교회만큼은 세속화에 물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그리고 고요한 기독교 영성을 회복했으면 좋겠다.